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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이드 이론의 핵심 중에 하나가 방어기재이다. 인간은 출생시부터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것이 입이다. 프로이드는 이것을 최초의 발달 단계로써 구순기(oral stage)라고 불렀다. 입과 입술, 혀로써 자신에게 좋은 것은 입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싫어하는 것은 입으로 뱉어낸다. 입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입사(introjective)라고 하고 내 뱉는 것을 투사(projectice)라고 이름을 붙였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입사로써 받아들이고 내가 싫어하는 것을 투사로써 내 뱉는 것이다.

 이것은 음식에서 시작되어 이후에 엄마와 상호작용으로써 받아들이는 모든 관계 경험이 투사와 내가 싫어하는 것을 내 뱉어서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모든 관계 경험이 투사에 의해서 모든 인간의 경험이 마음 속에 쌓이고 자아가 성장해 가면서 생각과 느낌과 상상들이 머리 속에 그림으로 그려지면서 자아로 발전하게 된다. 입사와 투사에서 각종 다양한 방어기재들이 이후에 성장과 발달을 해 나가면서 등장하게 된다.

 프로이드는 1923년에 마음의 구조 이론을 구체화 시키고 마음을 원초 자아(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로 구분하게 되면서 위계 이론인 의식(conscious), 전의식(preconscious), 무의식(unconscious)를 강조하는 원초 자아 심리학(id-psychology)에서 에고(ego) 심리학(ego-psychology)쪽으로 비중이 옮겨가게 된다. 이후에 프로이드의 막내 딸인 안나 프로이드(Anna Freud)가 1936년에 "ego와 방어기재" 라는 책을 출판하고 1937년에 하트만(Hartmann)이 ego와 적응이라는 논문들이 출판되어지면서 에고 심리학(ego psychology)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다.

 에고(ego)의 핵심 기능들 중에 하나가 방어기재이다. 방어기재는 에고(ego)가 자아(self) 즉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기재이다.  아래의 방어기재는 김종만(1999)의 "나"(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본 자아의 성장과 발달)의 방어기재에서 인용한 것이다(김종만, 나, 1999, 579p-611p).

 

감정과 방어

 심리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부적당한 감정 발달의 결과로 고통을 받는다(Basch, 1987). 프로이드는 그들의 심리 치료는 감정과 관련 지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폭풍적 감정으로 이성이 통제력을 상실했거나 반대로 감정 철회로써 적당한 감정 표현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어릴 때 의미 깊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모욕이나 공격, 피해를 당함으로써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서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이드가 심리적 방어는 항상 고통스런 감정과 관계한다고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자아를 보호하려는 인간의 심리적 방어, 자아와 방어 행동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프로이드의 방어 이론을 알아 본다.

방어기재(defense mechanism)

 사람은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몸은 외부의 충격이나 상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피부로 덮여있고 심장과 폐는 갈비뼈로 둘러 싸여 있고 뇌는 두개골이 보호하고 있다. 피부에 상처가 아무는 데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면 사람의 마음은 어떤가? 프로이드는 사람의 마음도 위험과 충격에서 보호되도록 눈에 보이지 않는 방어를 사용한다고 이론화 했다. 먼저 사람의 마음도 상처를 받는가? 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대답한다. 어릴 때 엄마를 잃었거나 성폭행을 당한 사람들이 겪는 엄청난 고통은 마음도 육체처럼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입증해 준다.

사례 1. 5. 18 광주 항쟁 때 진압군과 군수사관들에게 성폭행이나 성고문을 당한 여성들이 아직도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당시 여고 1년생이었던 U(32) 80년 5월 19일,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광주시 금남로에서 공수부대원들에게 잡혀가 성폭행을 당했다. 그녀는 당시의 충격 때문에 15년이 지난 지금도 나주 국립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U씨는 다른 여자 한 명과 함께 얼굴을 치마로 가린 채 한 건물로 끌려들어가 군인 5명에게 윤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U씨는 그 때의 충격으로 곧 바로 학교를 그만 둔 뒤 가출 했고 10년 동안 갱생원과 정신병원을 돌아다니거나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가기도 했다는 것이다. 1991년에 결혼해서 K시에서 살고 있는 U씨는 남편에게 과거를 속이고 살아야 하는 것이 괴롭다. 내 삶은 5. 18 때 끝장났다요즘도 정신병원에 다니며 신경 안정제와 수면제 등에 의존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1988년 정부는 U씨의 성폭행 주장이 목격자가 없어 입증이 불가능하다면서도 2 5천 만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해 사실상 계엄군의 성폭행 가능성을 인정했다.

 J(46)는 군 수사기관의 성고문으로 여성을 잃은 여자이다. J씨는 계엄군이 시민들을 완전히 진압한 1980년 5월 27일 계엄 분소가 설치된 상무대로 끌려가 혹독한 고문을 당했고 그 후유증으로 석녀가 되었다는 것이다. 여성 단체 회원들에게 군수사관들이 치부를 몽둥이로 찌르기도 했다고 증언한 J씨는 결혼 생활에도 실패하는 등 5. 18로 망가진 생을 살고 있다(중앙일보, 1996).

 위의 사례에서처럼 심리적 상처가 치유되지 않을 때 삶의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 정신적 피해 보상은 법률로도 인정되고 있다. 이것은 심리적 상처를 받은 것에 대한 보상을 의미한다. 심리적으로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무엇으로 알 수 있는가? 상실, 고통, 아픔을 겪으면 통곡을 하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식욕이 감퇴 하거나 잠이 오지 않거나 의욕을 상실하거나 상념에 잠기거나 정신집중이 안 되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마음의 상처를 정신 의학에서는 외상 즉 trauma라고 부른다. 즉 외부에서 가해진 마음의 상처란 뜻이다. 마음의 상처는 신체처럼 상처가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다. 마음의 상처 중 가장 큰 상처는 무엇일까?

 심리학자 라혜(Rache)는 마음의 상처를 분류한 결과 배우자의 갑작스런 죽음을 가장 큰 상처로 보고 그 충격의 양을 100으로 계산해서 그 다음으로 이혼(73), 별거(65) 등을 분류하고 있다.

 프로이드는 마음은 위기에 대처하기 이해서 항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은 마음의 상처를 예방하기 위해서 일종의 방어막을 가지고 있다고 가설화 하고 이것을 방어기재라고 했다(Laughlin, 1970). 마음이 부딪쳐 충동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 에고(ego)이고 제동 장치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초자아라고 말했다. 초자아는 만약 이런 일이 생기면 이렇게 하라 고 하여 에고가 준비를 하도록 한다. 마음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 보호막으로 완충지대를 준비하도록 한다. 마음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 보호막으로 완충지대를 형성하여 직접 부딪치더라도 충격을 흡수하게 한다. 즉 미리 예상하여 준비하도록 함으로써 마음의 고통을 줄인다. 예견된 충격과 고통은 마음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

 마음의 방어가 허술해서 직격탄을 맞으면 어떻게 될까? 예견되지 않은 갑작스런 고통과 충격은 심한 경우에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심리적 쇼크로 사망하거나 기절하거나 전신이 마비되거나 부분적 마비를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은 충격 때문에 일시적으로 마음의 통제력을 잃게 되어 마음이 마비되는 것을 말한다.

 다음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충격을 받아서 사망한 사례이다.

사례 2. 6.25 때 월남하여 살다가 LA로 이민간 어는 교포 할머니의 사례이다. 할머니는 6.25 때 온 가족이 피난 오면서 그 때 외출한 15세의 큰 아들을 기다리다가 다급해서 피난길에서 만날 것을 기대하고 월남했으나 결국은 만나지 못했다. 남한에서 살다가 아들이 미국 유학을 가서 성공하는 바람에 할머니도 LA로 이민가게 되었다. 그런데 190년대 후반에 할머니는 한 통의 편지를 받고 기절해서 의식을 잃고 말았다. 북한에서 큰 아들이 보낸 편지였다. 놀란 자녀들이 미국과 외교 관계가 없는 북한 적십자사에 연락을 하여 할머니의 애통함을 호소하였다. 북한은 참사관 한 명을 대동 시켜 큰 아들이 LA를 방문하게 했다. 큰 아들이 LA에 온 다음날 할머니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위의 사례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갑작스런 충격을 받으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간에 사람을 죽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사례 역시 쇼크로 죽은 초등학생의 사례이다.

사례 3. 학교 앞 길에서 교통 정리를 하던 초등학생이 함께 교통 정리를 하던 급우가 교통 사고로 숨지는 것을 목격한 뒤 충격으로 1주일 만에 숨졌다 K xx 초등학교 5학년 B(11)은 지난 4일 오전 8시쯤 학교 앞 횡단 보도에서 P(11) 과 함께 교통 정리를 하던 중 P군이 1톤 트럭에 치어 숨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어린이 교통 봉사대에 지원할 정도로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B군은 한 때 짝꿍도 했던 P군이 숨진 뒤 손발이 저리는 등 증세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이후 B군은 손발에 전기가 통하는 것 같고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식사 도중 숟가락을 팽개치는 등 심한 정신적 충격에서 헤맸다. 처음 아들의 증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 않던 어머니 S(36)는 급기야 9일 아침 B군이 몸을 가누지 못하자 K xx 병원으로 옮겼다. 병원에서 X레이와 혈액, 초음파 검사를 실시해도 증상을 알 수 없었다. B군은 결국 11일 오전 4시 쯤에 호흡 곤란으로 숨지고 말았다. 어머니 S씨는 아들이 가장 친한 친구가 차에 치여 숨진 장면을 목격한 뒤 심한 충격을 받아서 숨진 것이라며 병원 한번 가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던 아들을 잃었다며 슬퍼 했다(중앙일보, 1996).

사례 4.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었던 때 K씨는 군복무 중에 베트남 전쟁에 지원했다. 그리고 어느 날 K씨의 부대원들이 베트콩의 기습을 받고 정신 없이 총을 쏘다가 주위가 조용해지자 모여서 쉬고 있는데 동료 한 명이 K씨의 다리에 피가 흐른다고 알려주었다. 그 때까지 K씨는 자신의 허벅지에 총알이 관통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안 순간에 K씨는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다.

 한국 전쟁에 참가한 미국 포로들은 귀향 후에 심한 정신적 상처로 인한 후유증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 그 후 미국 국방성은 미군들에게 포로로 잡혔을 때의 사전 준비 교육을 실시했다. 그 결과 베트남 전쟁에서는 전쟁 포로들의 정신적 상처로 인한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보고는 방어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군사 훈련 때 우리 나라에서도 쇼크 예방 훈련을 실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리적 방어도 신체적 방어처럼 원시 시대부터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형성된 것으로 본다. 동물들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자신의 꼬리를 절단하거나 보호색으로 몸을 위장하거나 죽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음으로써 위기를 피한다. 생물학자들은 이것을 진화 과정에서 생긴 본능적 행동으로 본다.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몸도 자연 환경에 순응해 살아오면서 진화한 것처럼 마음도 위기 환경에 적합한 방어를 사용하도록 진화해 온 것으로 본다. 그러나 마음이 사용하는 방어들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방어들은 오히려 심리적 장애를 일으킨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든 보호막이 오히려 단단하고 두꺼운 껍질이 되어 자신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분석 학자들은 환자가 사용하는 특정한 방어를 분석해내어 수정하도록 도와준다. 즉 단단한 자아의 껍질 속에서 나오도록 한다.

 방어가 정신분석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895년 프로이드와 브루어가 쓴 <히스테리아 연구>라는 책에서였다. 프로이드는 마음이 상처는 기억하지 못하게 무의식 속에 밀어 넣어버린다고 설명한다. 이후에 프로이드의 막내 딸인 안나 프로이드가 1936년에 쓴 <에고(ego)와 방어기재>를 출판하여 9개의 방어 기재 즉 억압, 반대행동 형성, 투사, 입사, 동일시, 승화, 무반응, 역할 반대, 자학을 발표 하였다. 1964년에는 하트만, 크리스, 로웬스타인이 <방어의 본질> 에서 에고의 현실 대처 능력으로써 방어를 다루었다.

오늘날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 학자인 벨린트(Vaillant, 1975)는 발달 수준에 따라서 18개의 방어 기재를 분류하고 그들을 유사성에 따라서 4개 그룹으로 나누였다.

원시적, 병적, 나르시즘적 방어: 망상적 투사, 정신증의 부인, 왜곡,

미성숙한 방어: 투사, 건강 염려, 수동적 공격, 즉흥적, 충동적 행동

신경증적 방어: 지식화, 억압, 치환, 반대행동 형성, 연상

성숙한 방어: 애타주의 유머, 억제, 예견 승화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인 호로비츠(Horowitz, 1985)는 어떤 형태의 방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적응했던 방어인 성숙한 방어와 부적응 방어인 병적인 방어, 미성숙한 방어로 분류 하였다.

라빈은 방어의 깊이에 따라 억압, 전환, 부인, 대체 등 무의식의 깊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심층 방어와 합리화, 투사. 지식화, 승화 등 무의식의 얕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표면방어로 구분했다. 자아 보호라는 방어의 껍질 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정신 장애가 생기는데 전자의 지속적 방어로 생기는 전환 장애, 공포증 등과 후자의 지속적 방어로 생기는 강박 불안증, 우울증, 건강 염려증 등이다.

최근에 코넬 의과 대학 교수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컨버그(Kernberg, 1989)는 에고의 통합 능력에 따라 하위 방어 기재와 상위 방어 기재로 나누었다. 그에 따르면 원시적 쪼갬 방어, 부인, 투사 동일시, 원시적 이상화, 평가절하, 전지전능 등의 하위 방어 기재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에고의 통합 능력에 결함이 있는 사람들로써 주로 3세 이전에 엄마와의 관계에서 오는 기본적 대인관계에 문제가 많다. 이들이 자아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들은 보드라인 성격 장애, 자학적 성격 장애, 반사회적 성격 장애, 만성적 충동적 성격 장애, 자학적 성격 장애, 심한 변태 성욕적 성격 장애, 유사 정신분열증, 편집증적 성격 장애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지식화, 합리화, 무반응, 투사 등의 상위 방어기재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에고 통합능력이 잘 되어 있고 자아가 안정 되어 있으나 초 자아를 처벌한다. 이들은 주로 3 5세 이후에 자아 보호를 위해서 생긴 발달 지연, 중지 등을 가진 사람들로써 히스테리컬 한 성격 장애, 강박 불안 장애, 마소키즘적 성격 장애 등을 겪는다. 심리치료와 정신분석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어 기재들은 다음과 같다

 

합리화(rationalization)

 기대했던 일을 실패는 마음에 고통이 된다. 마음의 고통이나 실패감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관심이다. 나와는 상관 없다, 나와는 무관하다는 태도와 믿음을 가진다. 표면적으로는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여 마음의 상처를 줄인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여전히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례 5. 이솝 우화의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를 예로 들 수 있다. 여우가 포도나무 밑을 지나가다 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따먹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으나 실패했다. 그러자 여우는 그곳을 떠나면서 저 포도는 시어서 먹을 수 없다 저 포도는 주어도 먹지 않겠다 라고 말한다.

사례 6. 친구의 생일에 초대 되기를 기대했던 Y군은 자신이 초대에서 빠진 것을 알고 바빠서 초대했어도 갈 수 없었다 라고 친구들에게 말한다. 자신의 고통을 인정하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다.

 합리화는 일상 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어 기재이다. 어떤 기대나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그것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 전혀 그렇지 않은 것처럼 얼버무린다.

 

투사(projection)

 글자 그대로 던질 투() 쏠 사() 즉 쏘아서 던진다는 뜻으로 비추다 비친 모습을 본다 라는 의미 이다. 영화를 볼 때 우리는 영사기를 쳐다보는 것이 아니고 화면에 투사된 영상을 본다. 투사는 정신분석학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용어 중 하나로써 다양한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첫 번째 자신의 잘못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자신의 결함, 적대감을 인정해야 하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 씌운다. 두 번째 다른 사람을 통해서 자신의 결함, 결점을 본다. 내가 내 잘못을 본다는 것은 고통스럽다. 그러므로 상대방을 통해서 자신의 결점을 본다. 세 번째 자신의 불 만족을 다른 사람을 통해서 만족 시킨다. 즉 대리 만족이다.

 위의 세가지는 유사해서 구분이 모호하다. 공통점은 마음 속의 고통을 줄이려는 것이다. 마음 속에 있는 공격적 자아 즉 나에 대한 나쁜 이미지, 너에 대한 나쁜 이미지들을 외면화 하여 외부 대상에게 투사함으로써 외부 대상이 보복 공격을 하고 있어서 위험하다고 보는 것이 그 예이다. 이것은 실제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에서 온 것이다. 실제로는 자신이 다른 사람을 마음 속에서 미워하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미워하고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이 미움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준다.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자신의 파괴적인 충동을 인정하지 않게 해 준다. 즉 내가 A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A가 나를 미워하기 때문에 내가 A를 미워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고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고통 감소를 위한 무의식적 생각에서 온다. 투사 방어는 정신분열증, 편집증 환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어들로써 환자들의 증세나 행동을 이해하고 분석하는데 중요하다(Messiner, 1986).

사례 7. 60대의 한 할머니는 며느리가 자신을 독살하기 위해 독약을 음식에 넣는다고 의심하여 식사 때마다 체크를 하면서 며느리가 직접 그 음식을 먹을 때까지 먹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편집증 환자로서 사실이 아닌데도 사실처럼 믿고 며느리의 행동을 의심했다.

 시어머니가 어떻게 그러한 편집증 증세를 가지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분석해 보자. 시어머니는 일찍 남편을 여의고 아들을 키우는 데 모든 것을 투자했다. 아들이 결혼 후에 며느리와 다정하게 지내자 시어머니는 아들을 빼앗겼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소외감을 느끼면서 며느리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아들의 독립심을 어머니가 버림받음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이 후부터 시어머니는 사사건건 며느리가 하는 일에 시비를 걸로 간섭하기 시작했다. 자연히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갈등이 많았다.

 여기까지 시어머니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보면 며느리가 밉다라는 것이다. 그러면 곧 마음의 고통이 따라온다. 어린 시절부터 나쁜 짓을 하면 벌받는다는 것을 초자아가 마음 속에 새겨놓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시어머니의 나이가 많아지고 죽음에 가까워지면서 죽으면 지옥에 가거나 처벌을 받을 것이란 무의식적 불안을 가중 시킨다. 마음의 고통이 심해질수록 시어머니는 더욱 방어하게 되고 미움을 며느리에게 투사하여 며느리가 나를 미워한다 고 생각하게 된다. 즉 상대가 나를 미워하는 것으로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며느리가 나를 미워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나쁜 사람이 아니고 며느리가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의 고통은 줄어든다.

 이 과정을 좀 더 자세히 분석해 보자. 며느리를 미워하게 되면서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그것을 자신과 연관 시킨다. 며느리를 밉게 보기 때문에 며느리의 모든 행동이 좋게 보일 리가 없다. 이러한 시어머니의 행동에 거부감과 불안감을 느낀 며느리는 시어머니 앞에서 행동이 경직된다. 즉 시어머니는 자신의 행동 때문에 며느리가 부자연스럽게 행동하고 거리감을 느끼며 며느리의 행동이 거부감과 불안감, 불쾌감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모른다. 단지 시어머니는 불쾌하게 대하는 며느리의 행동만 받아들여 며느리의 반항적 행동과 불친절한 태도만 확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들이 결혼할 당시 시어머니가 40대 초반, 아들이 26세였고 지금은 시어머니가 60대가 되었으니 망상의 과정이 형성되는 데 거의 20년이 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발병까지 거의 20년을 마음의 고통 속에서 살면서 문제 해결, 환경 탈출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자 자신의 마음을 바꿈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한 것이다. 며느리가 나를 독살하려고 한다는 망상은 실제로 시어머니의 마음 속에 며느리를 독살하고 싶다는 마음이 투사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사례 8. 치료자에게 심리 치료를 받던 35세의 K씨는 어느 날 치료가 시작되자마자 버스를 타고 오는데 뒤 자석에 앉은 젊은이 두 명이 나를 보고 욕을 했다고 흥분 했다. 치료자가 어떤 욕을 했느냐고 묻자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니다라고 했다고 분개 했다. 어떻게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니다 K씨에게 욕이 되었는지는 이후 분석 치료 과정에서 밝혀졌다.

 K씨 가족은 K씨의 행동이 정상이 아닌 것을 알게 되면서 친척들이 방문하거나 명절 때 손님이 오면 K씨를 자기 방에 가두었다. 가족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할 때도 K씨가 말을 하지 못하게 막았다. 앞 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는 K씨를 못마땅하게 여긴 것이다. 결국 K씨는 손님이 오거나 가족들이 모이면 경직되고 불안해져 실수를 더 많이 하게 되고 가족들은 그것을 싫어하고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K씨는 혼자 있을 때마다 나는 가족의 일원이면서도 가족 구성원이 아니다 나는 외톨이이지만 또 그렇다고 가족의 일원이 아닌 것도 아니다라는 생각에 혼란을 느끼고 있었다.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니다는 것이 자시의 콤프렉스가 된 것이다.

 버스 속에서 젊은이 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들의 목적지가 이쪽이 아니라 다음 정거장인 저쪽이라고 한 말이 앞 뒤 말은 잘리고 K씨 자신의 약점을 비웃는 것으로 해석된 것이다. 이런 경우 심하면 상대에게 왜 나를 비웃느냐?며 시비를 걸고 싸움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사례 9. D씨는 이웃 사람이 자신에게 욕을 했다고 분노 했다. 사연인즉 어제 저녁에 이웃에 사는 사람이 D씨를 보고 벌레 ----운운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그냥 두지 않겠다고 했다. 분석 결과 D씨는 자신이 무능력한 벌레 같은 사람이라고 늘 고통스러워했음이 드러났다. 대학을 졸업한 뒤 사회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밥만 축내는 밥벌레라고 자신을 비하했던 것이다. 며칠 전 옆 방에 사는 사람이 여름철이어서 벌레들이 --- 라고 말한 것을 자신이 늘 고통 속에서 자학하는 벌레라는 말로 들은 것이다. 이것은 늘 그것에 신경 쓰고 있기 때문에 그 자극에 해당되는 말만 예민하게 포착한 것이다.

 투사 과정은 환자가 계획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결점과 단점을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숨기려고 한다. 이것은 스스로가 그것을 인정하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이다. 자신이 스스로 나는 바보다 나는 무능한 인간이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나를 보고 바보라고 하는 것은 덜 고통스럽다. 나쁜 사람은 내가 아니라 나를 욕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위의 과정이 장기화 되면 다른 사람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귀에 들리는 환청 즉 청각 환상으로 연결 된다. 청각 환상은 망상과 더불어 정신분열증 환자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사례 10. 38세의 정신분열증 환자인 J씨는 환청이 자주 들린다. 너는 죽어야 해, 너는 쓸모 없는 인간이다 라는 소리에 죽으려고 바닷가에까지 갔으나 무서워서 죽지 못했다고 한다. 환자들은 환청을 신의 목소리나 정말로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말하는 소리로 착각한다. 사실은 환자 자신이 싫어하는 자신의 일부를 떼어내어 투사 시킨 것임을 모르고 있다. 분석 치료 과정에서 J씨는 자신이 쓸모 없는 인간이고 죽어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다 고 했다. 가족, 직장, 친구들과 단절된 채 혼자서 정신병원에 드나들고 있어서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자신을 비하했던 것이다.

사례 11. 대학 4학년 졸업반인 B군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자신의 방에 들어가 누워 있으면 아버지의 신음 소리가 들렸다. B군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아버지는 이미 2년 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B군은 군에 간 형이 집을 방문하여 같이 자게 되었을 때 형에게도 그 소리가 들리는지 물어보았다. 형은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놀란 B군은 치료자를 찾아왔다.

 B군은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형, 누나와 함께 살아왔다. 그러나 형은 군대로 누나는 결혼으로 출가하면서 B군은 아버지와 단둘이 살게 되었다. 그 후에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B군은 2년 동안 아버지의 병 간호를 했는데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단물만 빨아먹고 정작 어려울 때 떠나버린 아버지의 동거녀와 자신과 가족을 에게 고통을 준 아버지에 대한 분노였다. 게다가 아버지의 병 간호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B군은 아버지가 빨리 돌아가셨으면 하는 생각도 자주 했고 아버지에게 거칠게 대했다.

 그 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고 B군은 지금도 아버지와 함께 살던 방에서 살고 있다. 그는 늘 아버지가 죽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진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2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 자신이 싫어하는 마음 속의 죄의식이 투사되어 아버지의 신음 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B군은 치료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불효 했다는 죄의식에서 빠져 나왔고 환청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억압(repression)

 의식 속에서 생각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무의식적인 과정이다. 고통, 상처, 갈등 등의 마음의 괴로움을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억제하여 기억에서 사라지게 한 것이다. 잊어버리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억제이고 억제가 성공하면 억압이 된다. 프로이드는 잊어버렸다 라는 것은 머리 속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무의식 속에 억압되어 있다는 말이다. 억압의 힘이 약해지거나 유사한 자극의 힘을 받으면 의식의 표면으로 떠 오르는 것이 신경증 증세라고 본다.

사례 12. TV에 소개된 사이코 드라마의 한 예이다. 한 중소기업 사장이 어느 날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술집 할머니의 머리를 맥주병으로 때려 숨지게 하고 기억 상실증이 되어 정신병원에 감금 되었다. 치료를 맡은 정신과 의사는 환자로부터 정보를 얻을 수 없어서 가족 관계, 회사 일 등을 알아보았으나 뚜렷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군 경력을 조사하다 환자가 6.25 때 군에서 장교로 복무한 사실을 밝혀 냈다. 그래서 군에서 같이 근무한 동료들을 조사하다 문제의 원인을 분석할 수 있었다.

 환자는 6.25 때 어느 부대에 중대장으로 있었고 후퇴하면서 13명 정도의 부하들과 함께 낙오하여 방향을 잃었다. 북으로 가는지 남쪽으로 가는지도 모르고 방황하다가 한 할머니를 만나서 길을 물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위치가 탄로나지 않도록 할머니를 죽이자는 부하들의 주장을 묵살하고 할머니를 돌려 보냈다. 그러나 얼마 후 할머니는 적에게 밀고하였고 적에게 포위되어 탈출하는 과정에서 부대원들은 전멸하고 자신과 두 세 명만 살아남았다.

 정신과 의사는 이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미고 환자가 보는 앞에서 공연을 했다. 환자는 그 연극을 보다가 맥주병으로 할머니의 머리를 내리치는 장면에서 비명을 지르며 기억을 회복했다.

 할머니를 맥주병으로 때려 죽이게 된 과정은 다음과 같다. 휴전된 후 환자는 사회에 복귀하여 사업에 성공하였고 20여 년의 세월이 흘러서 중년이 되었다. 과거의 고통스런 경험은 기억에서 억압되어 그 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억이 머리 속에서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부하들의 말을 듣지 않아서 많은 부하들을 전면 시킨 죄책감, 죽은 부하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죄의식은 무의식 속에 남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집에서 술을 마셨는데 주인 할머니가 자신들을 밀고한 북한의 그 할머니와 닮았다. 그래서 옛날의 할머니로 착각하여 억압된 분노가 폭발하였고 그 할머니를 살해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살해한 후에 기억 상실증에 걸렸을까? 그것은 머리가 깨어져 피투성이가 된 너무나 끔찍한 장면에서 탈피하고자 기억에서 제거해버린 것이다. 치료 과정에서 그 장면을 재 구성하여 직접 보여주자 환자는 비명을 지르며 현실로 돌아왔다.

 

전환(conversion)

 마음의 고통을 참을 수 없는 경우에 그 고통을 제거하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마음의 고통을 신체적 고통으로 바꾸는 것을 전환 아리고 한다. 또한 이에 대한 방어로 나타난 증세를 전환 장애라고 한다. 전환 장애는 과거에 히스테리아(hysteria) 라고 불렀다. 프로이드는 히스테리아 환자의 치료 방법으로 정신분석학을 고안해 냈다. 히스테리아는 그리스어로 자궁이라는 뜻이다. 그리스 시대에는 환자들이 주로 여성들이었고 자궁이 떠돌아 다니면서 증세를 일으킨다고 생각하여 히스테리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오늘날 히스테리아는 자궁과 관계 없고 여성들만의 증세가 아님이 밝혀져 병명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전환 장애로 이름을 바꾸었다.

사례 13. 2차 세계 대전이 한창 치열하던 전선에서 한 군인이 오른 손에 마비되어 감각을 잃었다. 바늘로 찔러도 통증이 없었다. X 선 검사 결과 생리적인 이상이 없어서 환자는 후방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얼마 후 제대하여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 후 오른손의 마비는 사라졌다. 전쟁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총을 쏘는 오른손으로 전환되어 마비된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대부분 위험이 제거되면 증세는 사라진다.

사례 14. 초등학교 5학년인 L군은 신학기가 시작되고 한 달이 지난 어느 날부터 아침 7 9 사이에 두통이 왔다. 두통이 오면 참을 수 없어서 데굴데굴 굴렀다. 종합검사 결과 생리적 이상은 없었다. L군은 두통 때문에 등교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수업이 시작되는 10 이후가 되면 씻은 듯이 두통이 사라졌다. 이러한 증세가 일주일 이상 계속되자 L군의 부모는 1년간 휴학을 하게 했다. 그 이후에 증세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이 경우에 L군은 담임 선생님이나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생긴 어떤 문제 때문에 마음의 고통을 신체적 고통으로 바꾸어 문제를 회피하고자 한 것이다.

사례 15. 치료자가 가족들과 여름 휴가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관광 버스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한 중년 부인이 복통으로 통곡하고 있었다. 치료자가 가지고 있던 응급 비상약을 주려고 했으나 그 부인은 자신의 병은 자기가 잘 알고 있으니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다고 했다. 인근에 약국도 있고 또 안내원이 비상 구급약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부인은 효과가 없다고 거절했다. 결국 출발 시간이 되었고 부인을 남겨두고 차는 출발했다.

 여행 도중에 치료자는 왜 부인이 복통을 일으켰는지를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 중년 부인은 미국에 온지 20여 년이 되었고 한국에 있을 때 이웃에 살았던 절친한 친구를 미국에 초대했다. 물론 여행 비용은 방문자가 부담하고 부인은 안내와 숙식을 제공하기로 되어 있었다. 방문자는 중년 부인이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없게 된 것을 섭섭해 했다.

 이 이야기를 듣자 치료자는 복통의 원인을 쉽게 유추하여 분석해 낼 수 있었다. 복통을 느낀 아주머니는 미국에 온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가는 여행 코스는 여러 번 다녀왔다. 또 시간제로 돈을 벌기 때문에 일주일간 여행을 하면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고 손님을 초청해 놓고 혼자서 여행을 하라고 할 수 없었다. 결국 친구에게 체면도 살리고 돈도 아낄 수 있는 방법으로 복통을 일으켜서 위기를 벗어난 것이다.

 관광 버스가 떠난 뒤 여행 비용을 되돌려 받은 부인은 복통이 씻은 듯 사라졌고 집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여행사 직원에게 들었다. 몰론 부인은 자신도 모르게 복통을 일으킨 것이다.

사례 16. 부교재 선정 문제로 말썽이 많았던 때 어느 학교 학부형이 자녀의 담임인 A선생을 고발했다. 교육청에서 나온 감사관이 갑자기 A 선생님의 교실에 들어가서 A 선생님의 캐비닛을 열어보라고 했다. 그 속에 부교재가 가득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A 선생님은 그 순간에 손발이 마비되어 뒤틀리고 마비 증세를 일으켜 쓰러졌다. 깜짝 놀란 감사관은 택시를 불러서 병원에 실어 보내고 되돌아 갔다. 몇 시간 후 A 선생님의 증세는 씻은 듯 사라졌고 학교로 되돌아 왔다. A 선생님은 위기의 순간을 신체적 마비를 일으켜서 모면한 것이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신체적 증세는 참을 수 없는 무의식적 갈등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변장된 상징적인 표현이 무의식적으로 어떤 의미를 전하고 있는가를 분석해서 환자로 하여금 그것을 알도록 해야 한다. 간접적으로 신체적인 표현 방식을 사용하지 말고 말로써 직접 의사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반대행동 형성(reaction formation)

 반대행동 행성은 고통스런 마음이 억압되어 무의식 속에 밀어 넣어진 후 그와 정 반대이ㅡ 태도, 욕구, 동기로 변화되어 의식 속에 나타난다. 어떤 생각과 느낌을 무의식적인 것과는 정 반대되게 의식적으로 강조 한다. 억압은 무의식 속에 묻혀 있으나 반대행동 형성은 무의식 속에 묻혀 있다가 의식으로 표현된다는 점이 다르다.

사례 17. 대학 4학년 생인 K군은 집에 가면 부엌에 있는 식칼이 눈에 들어오고 칼만 보면 동생을 찔러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식칼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긴다. 점점 증세가 심해져서 최근에는 길거리에서 뽀쪽한 못이나 칼 등이 눈에 띄면 동생이 생각나고 찌를지 모른다는 불안을 느낀다.

 분석 치료 과정에서 K군은 어릴 때 부모로부터 동생을 사랑해야 한다고 귀가 아프도록 들어왔음을 알았다. K 3세 때 동생이 태어났다. 동생을 해코지하면서부터 동생에게 미움과 분노의 감정이 들면 동생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교육 받아왔다. 동생과 싸우거나 동생을 울리는 경우에는 예외없이 부모의 호된 처벌과 더불어 마음 속에서 동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질책을 받았다. K군은 마음 속에 동생을 미워하고 질투하고 공격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는데 자신만 나쁜 사람이어서 그러한 생각이 든다고 자신을 비난하고 억압해왔다. 치료 과정에서 동생에 대한 분노는 정상적인 것임을 인식 시키고 감정을 방출 하도록 한 결과 6개월 후에 증세는 사라졌다.

 K군의 경우는 동생을 100% 순수하게 사랑해야 한다는 지나친 부모의 강요에서 문제가 생겼다. 동생에 대한 분노와 미움을 억제하며 무의식 속으로 밀어 넣고 정반대로 사랑해야 한다고 변장 시킨 것이다. 즉 의식의 표면에는 100% 순수한 사랑의 감정이 차 있고 무의식 속에는 분노와 미움, 공격으로 가득 차 있다. 이와 같은 증세를 강박 불안증이라고 부른다. 우리 나라에서는 너무 순수해서 생긴다는 뜻으로 결벽증이라고 하지만 정신 의학적 용어로는 강박 불안 반복행동 장애 혹은 강박 불안증, 강박증 등으로 부른다. K군의 증세는 표면적으로는 동생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동생이 다칠까 염려하는 것 같지만 그 밑에는 칼로 동생을 찔러 죽이고 싶다는 분노, 공격심이 숨어 있어서 이 두 개의 감정이 혼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동생이나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미움, 분노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사랑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처럼 분노나 미움의 감정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부모나 연인, 친구관계에서 100% 사랑하는 마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화도 내고 싸우기도 하고 미워하고 질투하기도 한다. 한 사람에 대하여 사랑이 있으면 미움도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것을 심리학적 용어로 양면 감정이라고 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순수하게 100% 를 강조하는 것은 정상적이 아니다. K군의 경우에는 동생이 태어나면서 부모님의 관심이 동생 한데로 쏠리자 동생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동생을 때리거나 해코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을 부모가 너무 심하게 꾸짖어 억압된 것이다.

사례 18. 5세 된 L군은 유치원에 가지 않으려고 울고불고 야단이다. 할 수 없이 어머니가 유치원에 따라가서 옆에서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된다. L군의 어머니는 며칠이 지나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일주일이 지나고 이 주일이 지나도 변화가 없었다.

 L군의 경우를 학교 공포증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L군이 학교나 선생님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엄마로부터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데서 생긴 문제이다. L군은 3세 때까지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그러나 동생이 태어나면서 가족들의 관심이 동생에게로 쏠리자 동생은 내다버려다 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동생을 해코지 한 적은 없고 가끔 동생을 더 좋아한다고 투정을 부린다고 했다. L군의 무의식 속에는 동생이 없어졌으면 하는 죽음 소망, 아버지가 없으면 어머니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오디팔 소망, 자신보다 동생을 더 사랑하는 데서 오는 어머니에 대한 미움과 분노 등이 반대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다. 어머니가 자신을 버리거나 거부할지 모른다는 무의식적 생각에서 어머니와 떨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여 어머니에게 매달리는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다. 엄마에 대한 분노와 미움이 많을수록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려는 행동은 강하게 나타난다.

 

부인(denial)

 갑작스런 생각, 욕구, 상실, 불안, 걱정, 고통 등을 부정함으로써 마음의 고통을 감소 시키는 것을 말한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뭔가 잘못되었을 거야! 암 환자들은 부인 방어 기재 때문에 시기를 놓쳐서 조기 치료의 기회를 잃는 경우가 많다.

 부인 방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 중에 하나가 알코올 중독자들이다. 만취되어 비틀거리면서도 괜찮아! 취하지 않았어, 조금 밖에 마시지 않았어!라고 말한다. 알코올 중독자 모임인 AA 모임이나 금주 모임의 10계명 중 첫 번째는 부인 방어를 깨기 위해 나는 알코올 중독자 입니다를 반복하게 하는 것이다. 회원들은 만나거나 인사를 하거나 연설을 할 때 나는 알코올 중독자 입니다 라고 구호를 외친다.

 부인 방어를 깨야 비로소 자신의 문제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부인 방어는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면 고통스럽기 때문에 그 고통을 방어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정신분석학자인 컨버그는 부정(negation)과 부인(denial)을 구분한다. 지적인 사실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부정이고 지적인 자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감정이 억압된 경우가 부인이다. 부인된 감정 자체는 의식 속으로 나올 수 없음을 강조 한다. 환자는 지적으로는 인정하지만 감정을 통합할 수 없다. 예컨대 부모나 남편이 죽었을 때 감정이 없다. 울어야 된다는 것을 알지만 감정이 억압되어 있다. 예를 들어 조울증 환자는 감정을 부인해서 그 정반대를 경험한다. 우울증의 부인으로 조증을 경험한다. 우울증을 부인하고 있지만 조증과 우울증은 병적인 대상관계 활동에 관계하고 있다. 극단적인 반대 감정이 자아의 위협으로부터 에고를 보호하려고 방어하고 있다. 조증을 부인하고 우울증이 나타나는 것은 임상적으로 볼 때 병적 현상이 완화된 것이라고 한다.

 

쪼갬, 분열(splitting)

 쪼갬 혹은 분열 방어는 정상적 방어와 병적인 방어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쪼갬 방어라고 하고 후자를 분열 방어라고 한다. 0 2세까지는 자아가 약하기 때문에 에고의 통합이 약하다. 쪼갬 방어는 외부 대상은 알아보기 시작하는 시기 즉 3, 4개월 사이 미소 반응이 나타날 때 시작된다. 그리고 대상을 구분하기 시작하는 기간, 즉 엄마와 내가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1 1 6개월 사이에 최대가 된다. 후기 에고(ego)의 발달은 쪼갬 과정의 극복이다. 생후 2세 이전에 어린이들은 엄마가 나를 사랑하면 100% 사랑하는 것으로 엄마가 나를 미워하면 100% 미워하는 것으로 엄마가 옆에 없으면 영영 사라질 것으로 엄마가 옆에 있으면 영원이 있는 것으로 엄마가 나에게 잘해주면 엄마는 100% 장점만 가진 것으로 엄마가 잘못하면 엄마는 100% 단점만 가진 것으로 본다. 대상을 전적으로 좋게 보거나 나쁘게 보거나 어느 한쪽으로 본다. 이 시기에 엄마와 떨어지면 영영 엄마를 잃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엄마에게 지나치게 매달린다. 쪼갬은 무의식적으로 반대의 가능성을 분리 시키는 일을 한다. 쪼갬 과정에서 에고는 초기 마음의 갈등과 관계된 불안을 마음으로부터 보호한다.

 쪼갬 방어는 에고의 발달 초기 단계에 나타나는 방어이다. 간접적으로 에고의 성장을 촉진 시킨다. 쪼갬 방어는 자아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18개월 이전에 최대가 된다. 그러므로 에고와 관계 있다. 18개월 이후에 자아가 안정된 구조를 확보할 때 심하게 쪼갬 방어를 쓰면 자아 분열로 이어진다. 이 때는 더 이상 에고가 분열되는 것이 아니라 자아가 분열되는 것이다. 병적인 조건에서 장기간 분열이 우세할 때는 에고는 불안으로부터 보호 된다. 그 대가는 에고 통합 기능과 현실 검증이 희생된 정신분열 초기 단계가 된다. 즉 에고는 참을 수 없는 갈등과 관계된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갈등을 의식으로부터 제거해버린다.

 억압은 쪼갬과 달리 에너지 방출을 막는 것이 특징이다. 정상적일 때는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이 만나면 중화 현상이 생긴다. 그러나 병적인 경우 분열이 과도하면 중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일어나도 불충분하게 일어난다. 따라서 에고(ego) 성장의 중요한 에너지를 공급 받지 못해 분열이 에고 약화의 원인이 된다. 분열이 억압보다 에너지 요구가 적기 때문에 에고는 쉽게 분열 쪽으로 되돌아간다. 결국 에고는 약화되고 분열은 강화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Kernberg, 1989).

 자아 분열이 심한 경우는 정신분열증 초기 환자, 온건한 상태에서 분열이 우세하면 보드라인 성격 장애, 온화한 경우에는 만성적, 충동적 성격 장애, 회피적 성격 장애로 나타난다(Kernberg, 1989).

 영국의 정신분석학자인 리앙(Liang)은 자아의 분열을 외부의 힘에 의해 어린이에게 가해진 것으로 본다. 즉 생물학적, 유전적 요인이 가족 구성원들의 압력의 영향으로 자아가 분열된 것으로 본다. 세상의 관점에서 환자는 가정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자아의 관점에서 환자는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 제 3 자의 입장에서 몸의 일부를 말하려고 한다. 환자는 자아가 압도되어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자아를 보존하려는 절망적인 노력에서 고립을 주요 방어로 사용한다. 즉 대상과 친밀하게 되면 자아가 흡수될지 모른다는 대상의 노예로 전략하지 모른다는 방어로 고립을 선택한다. 두 번째 현실이 텅 빈 자아를 삼켜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 현실에 부딪쳐 깨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현실을 도피하려 한다. 현실이 박해지가 된다. 세 번째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변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거짓 자아로부터 참 자아를 떼어내어 의식의 밑에 억압해버린다(Horowitz, 1988).

 

사례 19. 화자가 치료자의 자아를 전적으로 좋게 보거나 나쁘게 본다. 관계된 감정이 갑자기 완벽하게 거꾸로 바뀐다. 환자의 지각 상태가 갑자기 거꾸로 완벽하게 바뀌는 것은 분열 방어 때문이다.

치료자: 지금 당신은 나를 관용이 가득한 자비로운 사람처럼 말하고 있어요 나에게

 편안함을 느끼고 있어요.

환자: 그것이 뭐 잘못 되었나요?

치료자: 10분 전에 당신은 내가 마치 먹이를 찾는 매처럼 보인다고 말했어요. 내가

 위험하다고 말했어요. 혼란스럽군요.

환자: 그 때 선생님이 그렇게 보였어요.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치료자: 어떻게 그렇게 빨리 완벽하게 변할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나를 극단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투사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

 분열된 자아를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가질 때 즉 가족 관계, 부부관계, 연인 관계 등의 관계를 가질 때 투사와 입사가 일어난다. 전적으로 좋은 것과 분리 시켜 억압 되었던 전적으로 나쁜 것을 대상인 에게 투사하고 대상은 그것을 받아들인다. 즉 입사(introjection)가 일어난다. 그 결과 대상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전적으로 나쁜 것, 즉 자신의 단점과 입사되어진 장점이 없는 단점만 가진 사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단점을 투사한 사람은 전적으로 좋은 것, 즉 자신의 장점과 대상으로부터 입사된 단점이 없는 장점한 가진 사람으로 보게 된다.

 이러한 거래는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심리적인 거래이다. 자아 분열을 가진 사람은 대상의 장점을 자신의 것으로 자신의 단점을 대상의 것으로 보게 된다. 그러므로 잘한 것은 모두 자신의 것으로 잘못된 것은 모두 대상의 잘못으로 돌리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대상이 자신에게 투사된 것을 받아들임으로써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을 투사 동일시라고 한다.

 투사 동일시는 여러 면에서 투사와 다르다. 일반적으로 투사는 자신의 싫어하는 일부를 떼어내어 다른 사람에게 이전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나쁘다고 보거나 비난하거나 거부한다고 생각한다. 대상이 그렇게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투사 동일시는 대상과의 장기적, 직접적 관계에서 일어난다. 대상이 그것을 받아들이게 하고 대상을 통제하려고 한다.

 투사 동일시는 자신에게 공격, 분노, 미움을 투사한 대상을 동일시하여 위험한 대상임을 공감하면 대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위험한 대상을 통제해야 한다. 공격을 투사한 대상이 먼저 공격하기 전에 자신이 대상을 먼저 통제한다. 이것은 심층에 있는 자신의 공격적 충동에 대한 보복의 두려움을 줄이기 위한 방어이다.

 에고(ego) 발달이 좋을수록 투사 동일시가 적어진다. 예를 들어 히스테리칼한 여성은 남자를 싫어하고 두려워 한다. 성적 충동이 억압으로 연결되어 자신의 성적 충동을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적 충동이 남성에게 투사 되어 남성을 적으로 보고 있는 줄 모른다(Kernberg, 1989).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적대적 태도를 보이게 만들어서 자신의 분노를 위치가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처럼 처벌한다. 즉 무의식적으로 도발하게 만들어서 상대를 처벌한다. 적대적 감정에 의해서 다른 사람이 나쁜 특징을 가지도록 유도한다. 그러한 유도를 통해서 부정적인 감정 표현을 하게 하지만 그것을 통해서 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한 관계의 존재는 상처 있는 조그만 조직을 들어올리게 한다(Scarf, 1987). 한쪽은 그것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하고 다른 한쪽은 그것을 받아들여서 행동하고 있지만 즉 두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공모하고 있지만 두 사람은 그것을 모르고 있다.

 정신분석학자인 펠드먼은 투사 동일시가 일어나는 과정을 두 단계로써 설명한다. 1 단계는 자신의 자아와 다른 사람의 자아를 쪼갠다. 즉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분리한다. 만족감, 친절, 수용성, 존경 등은 좋은 것으로 좌절, 거부, 잔인 등은 나쁜 것으로 분리한다. 2 단계는 분열된 이미지를 상대방의 자아에 투사 시켜서 받아들이게 만든다. 자신과 대상의 지각을 바꾼다. 대상의 자아 속에서 혹은 자신의 자아 속에서 좋은 것과 나쁜 것, 장점과 단점을 같이 보는 대신에 흰옷 속에서는 자신의 자아를 보고 검은 옷 속에서는 대상의 자아를 본다. 좋은 것은 모두 자신의 자아로 보고 나쁜 것은 모두 대상의 자아로 보기 때문에 파트너는 죄 없는 속죄양이 된다.

 투사 동일시가 부모와 자식 사이에 일어나게 되면 자녀는 자긍심이 없는 자신을 쓸모 없는 인간으로 비하해 우울증 환자가 되기 쉽다. 존 필미어의 <신의 아그네스>에 나오는 아그네스와 엄마 관계가 좋은 예이다.

사례 20. 아그네스의 어머니는 사춘기에 가출하여 난잡한 성관계로 사생아인 아그네스를 낳고 아그네스를 집안에 가두어 키운다. 아그네스의 엄마는 자신의 문제점을 아그네서에게 투사시켜 모든 잘못을 아그네스 탓으로 돌린다. 아그네스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자신을 실패 투성이의 인간으로 본다. 정신과 의사인 마샤가 아그네스를 예쁘고 목소리가 아름답다고 칭찬을 했을 때 아그네스는 거부감을 느끼며 자신은 바보이고 못 생겼으며 멍청하고, 예쁜 목소리는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부인한다. 어머니가 불행한 것은 태어나서는 안 되는 자신이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본다. 아그네스 엄마의 자아가 분열된 것처럼 아그네스 역시 자아를 분열 시켜 자신은 전적으로 나쁘다고 본다. 결국 아그네스는 자신도 모르게 임신을 하게 되고 아기를 출산하여 탯줄로 목을 감아서 죽이고 정신 이상자가 된다. 자신이 실수로 태어난 것처럼 아기도 실수로 태어났으니 하느님에게로 되돌려 보내기 위해서 였다.

 투사 동일시는 부부 갈등을 분석하는데 중요하다. 배우자나 연인의 선택은 유사한 자아의 질을 가진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은 건강한 사람을 병든 자아를 가진 사람은 병든 사람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다. 자아가 심하게 병든 부부일수록 부부간의 갈등이 심하다(Scarf, 1987). 투사 동일시에서 부인은 남편이 이식적으로 싫어하는 남편의 내면적인 면을 달고 다니는 것을 수용할 뿐만 아니라 그녀의 내면적인 어떤 면 즉 독립심과 경쟁적인 능력 등을 남편에게 저당 잡히는 데 동의한다. 그녀는 어렸을 때 감정적인 관계에서 독립심과 감정이라는 자양분을 동시에 가질 수 없으니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립심과 경쟁 능력을 포기하고 대신에 남편으로부터 따뜻한 사랑의 자양분을 얻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부부가 경험하는 상호간의 만족도는 투사 동일시에서 얼마나 벗어나느냐에 달려 있다.

 정신분석학자인 핀쿠스와 달레(Pincus, Dare, 1978)열성적인 부인은 그녀 자신과 자녀들, 집안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항상 남편의 무관심한 옷차림과 술주정에 대해서 불평한다. 그것은 그녀의 내면 속에 존재하는 더러운 면, 나쁜 면, 나쁜 섹스일 수도 있다. 그녀 자신에 대한 불안이 그녀의 나쁜 자아, 그녀의 남편에 대한 파괴적 행동 때문에 일어나는 죄의식을 무의식적으로 완화 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고 설명한다. 유사한 예에서 난잡한 성행위, 범죄적 행동을 하는 부인에 대하여 절망적으로 불안해하는 고상한 도덕적 기준을 가진 섹스에 부정적인 남편은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억압하고 도 과감하게 정면 대결할 수 없는 자신의 성적인 욕구를 부인으로 하여금 표현해주도록 암암리에 요구하고 있다고 본다.

 위의 예에서처럼 부부가 서로 양극화 현상 즉 한쪽은 깨끗하고 질서정연하고 다른 한쪽은 불결하고 무질서함을 나타낼 때 서로 투사 동일시의 거래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무의식적으로 한쪽이 상대 파트너의 나쁜 것을 달고 다니고 반대 파트너는 상대의 좋은 면을 달고 다님으로써 두 사람은 마치 분리된 개인이 아닌 한 개의 유기체처럼 행동한다(Scarf, 1987).

 좋음과 나쁨의 분리된 자아를 경험하는 사람일수록 혼자 있을 때는 전적으로 나쁜 것을 무의식 속에 억압하여 나쁜 것이 없는 완벽한 사람처럼 보이게 행동한다. 그러나 내면에서는 불안이 묻혀 있다. 자신의 불안 때문에 불안을 감소 시키기 위해서 나쁜 면을 떼어내어 억압하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 관계가 지속적일 때 나쁜 면은 투사 동일시를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투사한다. 그 결과 불안은 감소 된다. 자신의 불안을 일으키는 나쁜 면을 파트너 혹은 대상에게 이전하고 대상이 그것을 달고 다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가짐으로써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하려는 무의식적 의도 때문이다.

 정신분석학자인 톰슨은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에는 유아 때부터 경험한 미움과 분노, 과도한 요구, 비현실적인 기대 등에서 생긴 감정적 힘이 역동적인 힘의 일부가 되어 우리들의 성격을 형성하고 있어 우리는 이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고 말한다. 즉 현재의 애착 관계는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치료를 통해서 과거라는 낚시 바늘에서 풀려날 때까지는 우리의 내면에 살아 있어 결혼과 같은 깊은 감정의 교류가 있는 곳에서 다시 작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 과거에서 유래된 투사가 우리 내면에 있는 싫어하는 나의 모습을 거울처럼 상대 파트너 속에서 발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거울 같은 역할을 하는 투사를 통해서 우리는 파트너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싫어하는 면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이것은 진실한 친밀감과는 다르다. 즉 배우자의 진실한 면을 보지 못한다. 우리 주관의 세계로부터 나온 메시지를 투사라는 거울을 통해서 다른 사람 속에서 나의 싫어하는 점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갈등과 좌절, 공격적인 반응 등을 파트너에게 불러 일으킨다.

 예를 들어 어떤 남자가 내면 깊숙이 부인된 억압되어 있는 우울과 씨름하고 있을 때 그 남자의 내면에 부인된 것을 표현해 줄 수 있는 어떤 여인을 보면 끌리게 된다. 그 남자는 논리적이고 감정 표현이 없고 욕구가 없는 남편 역할을 그 여자는 의존적이고 감상적으로 절망적인 부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 남자가 그 여자를 배우자로 선택한 내면적인 동기는 자신의 불안을 완화 시키려는 노력의 일환 때문이다.

 남편이 자시의 거부된 참을 수 없는 감정, 부인된 감정, 슬픔 등을 부인에게 투사하면 할수록 남편은 자신의 좋지 않은 자아를 떼어내는 것이 된다. 즉 거부된 자아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동시에 부인은 남편을 위해서 우울함을 달고 다닐 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남편이 자신을 위해서 해주기를 원하는 것을 부인이 대신 해주게 된다. 그럴수록 두 사람 사이에 긴장은 증가한다.

 남편은 자신의 내면적 경험과 연결되기를 원하든 또 자신의 거부된 싫어하는 경험으로부터 탈피하기를 원하든지 간에 부인으로 하여금 남편이 싫어하는 느낌과 감정들을 대신 표현하게 유도한다. 동시에 그렇게 하는 그녀를 비판하게 된다. 즉 이중 속박에 걸려들어 어느 쪽을 선택하든지 간에 갈등을 불가피 하게 된다.

 결혼 문제 전문가인 데이비드 베르코비치는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성공적으로 극복하지 못한 옛날의 갈등을 재연해줄 이성을 배우자로 선택한다고 말한다. 옛날 자신이 부모와 가졌던 해결되지 않은 딜레마를 결혼 후에 다시 재연하기 위해서 배우자를 선택한다고 주장하면서 두 가지 관점을 들고 있다. 첫 번째 배우자의 관계에서 그 문제를 다시 다루게 되면 적어도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의 갈등을 피할 수 있다. 내면의 갈등의 외면화 시켜 배우자 사이에서 다룬다. 그러므로 내면의 갈등은 제거 된다. 두 번째 투사 동일시로 초기 부모와의 관계에서 가진 중요한 갈등을 다시 다룰 수 있다. 투사 방어기재는 회복적인 요소와 동시에 방어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내면의 갈등을 방어하고 동시에 그 대상인 부모를 계속 보존한다. 예전 부모와의 관계에서 가진 감정은 내면에서 계속 유지 된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애착 문제는 결혼으로 단절되지 않고 투사 동일시를 통해 배우자에게서 계속 다룰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것을 끝없는 게임이라고 부른다.

 부부 갈등은 남편과 부인이 서로 공모를 한다. 결혼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고 악인도 선인도 없고 가해자와 피해자도 없다. 단지 서로가 무의식적으로 공모하여 상대방의 거부된 자아의 일부를 가지고 다니는 활동적 공모자가 있을 뿐이다( Scarf, 1987).

 갈등적인 결혼에서 부부가 제각기 자신의 부정적인 면과 자기가 싫어하는 것, 자기를 비하 시키는 사고 등을 의식에서 몰아내어 스스로를 방어하게 된다. 싫어하는 자아를 스스로 보유하는 대신에 상대방에게 투사하여 자신으로부터 제거하고 간접적으로 상대 속에서 그것들과 접촉하게 된다.

 한 사람이 장, 단점의 양면을 가지고 있음을 배운다는 것은 그 만큼 성장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분노, 부적당함, 무능력, 약점, 나쁜 점 등을 보지 못한다. 대신에 강점, 장점, 경쟁력 등을 의식의 표면으로 떠올려 나타내 보이려고 한다. 어떤 점에서는 어릴 때 가정에서의 경험, 즉 독립심과 자아 충족을 양립 시키면 불안을 일으키므로 어느 한쪽을 포기, 억압하여 내면 속으로 깊이 밀어 넣어 의심하지 못하게 한 것 때문일 수도 있다.

 부부는 제각기 파트너에게 투사한 자신의 내면 세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상대방 속에 있는 좋은 점과 나쁜 점, 자신의 속에 있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같이 경험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즉 자신의 장점과 단점, 성자적인 면과 정신 이상적인 면, 적당성과 부적당성, 우울함과 행복감을 같이 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나쁜 점을 떼어내 상대방에게 투사하지 말고 자신과 상대방 속에 있는 내면의 실체를 그대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것은 모두 나의 자아, 나쁜 것은 모두 상대의 자아로 보게 된다. 투사 동일시 관계의 껍질을 벗겨버리면 제각기 서로의 진실된 감정과 태도를 접할 수 있다. 내면의 세계를 파트너에게 투사 시키지 않을 때 상대의 진실한 면과 접촉할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서로 간에 얽혀 있는 투사 동일시를 떼어내고 건강하고 새로운 관계를 다시 형성해야 한다. 어린 시절에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찾아내고 또 자신이 싫어하고 버렸던 자아를 자신의 것으로 되돌려 받는 것이다. 즉 옛날의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치료하여 자신의 것으로 포함 시킨다.

 

사례 21. 중년인 남편 K씨는 일주일 동안, 5, 6일은 술을 마시며 보낸다. 일정한 직업이 없어 매일 아침 부인에게 2, 3천원씩 용돈을 받아간다. 오후에는 술에 취해서 집으로 돌아와 부인을 괴롭힌다. 집에 있는 물건은 집어 던지지 않은 것이 없다. 부인은 남편의 알코올 중독을 치료할 목적으로 치료자를 찾아 왔다.

 분석 치료 과정에서 부인은 감정 표현이 없음이 밝혀졌다. 부인은 화가 나면 말이 없어지고 무표정해진다. 대신에 남편은 화가 나면 집어 던지고 고함을 지르고 난동을 부린다. 부인은 화가 나면 남편을 도발하여 자신의 분노까지 표현하도록 만든다. 남편은 부인의 요구대로 두 배의 감정을 폭발 시킨다. 결과는 부인의 무의식적 의도대로 남편은 나쁜 사람이 되고 부인은 착한 사람으로 가족들에게 인정 받게 된다. 이러한 분석은 남편과 부인의 상호관계에서 드러났다. 부인은 완벽주의자로서 남편의 조그만 부주의에도 참을 수 없다. 동시에 남편은 가족들로부터 전혀 인정 받지 못하는 무능력자로써 낙인이 찍혀 있다. 경제력도 부인이 전담하고 있다. 서로가 투사 동일시로써 무의식적 공모에 걸려들어서 발버둥치면 칠수록 꼼짝없이 올가미에 조여 들고 있다.

 치료 과정에서 남편은 어릴 때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파산하여 3년 동안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면서 장남으로써 어떻게 할 수 없었던 무력감에 사로잡혔다. 그 때의 부모에 대한 분노, 채권자들에 대한 분노를 부인에게 투사 시키고 있다. 남편의 무력감은 아버지로써의 권위로 연결되어 가족들로부터 권위를 인정 받겠다는 욕구를 자극한다. 그래서 부인과 가족들의 태도에 지나치게 예민하고 조금만 불쾌한 태도를 보여도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한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남편은 부처 같은 사람이라고 부인은 말한다. 부인은 화가 나면 직접 말로써 감정을 전달하지 못하고 남편의 약점을 꼬집는다. 돈도 못 버는 주제에 술은 ---- 가장 구실도 못하면서 폭력은 ---- 등의 수동적 공격을 통해 남편의 분노의 화약고를 건드리고 남편은 술을 마시고 보복을 한다.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치료 과정에서 부인은 직접 말로써 감정을 표현하도록 하고 남편은 부인의 분노까지 표현하지 못하게 막았다. 남편이 부인의 도발에 걸려들지 않도록 하고 자신의 자긍심을 스스로 세울 수 있도록 취미 생활을 갖도록 권하였다. 그 결과 남편은 주말 농장을 얻어서 농작물을 재배하여 시간을 선용하고 자신감도 높였다. 부인은 자신의 감정을 남편에게 직접 표현하는 훈련을 통해서 부부간의 대화로 충분한 의사 소통을 하여 갈등을 해결하도록 하였다. 남편과 부인의 무의식적 공모를 차단 시킴으로써 자신의 문제를 파트너를 통해 해결하지 못하게 했다. 자신이 무엇을 투사 시키고 있는가를 일게 하여 문제를 해결 하도록 한 것이다.

 

이상화(idealization)

 자아 발달이 불완전하거나 자아가 피해를 입게 될 때 즉 학대를 받거나 부모의 공감 부족, 감정적 지원이 충분하지 못할 때 어린이는 고통과 불안에 둘러 싸이게 되고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비합리적으로 이상화 한다. 실제 인물이나 가상적 인물에 대한 비합리적 이상화는 그 인물이 투사된 기대에 부합하지 않을 때 곧잘 분노를 불러 일으킨다. 자아의 이상화 역시 연약한 자아 개념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로써 과대 망상적 자아를 개발한다. 어린이의 과도한 야심과 기대는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없는 것에 매달리게 한다. 그러므로 상상이 현실을 대신하게 된다(Horowitz, 1988).

 외부 대상을 완전히 좋게 보는 것은 자신의 나쁜 부분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이다. 이것은 완전히 좋은 것을 질(all good)을 병적으로 증가 시킴으로써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창조하고 전지전능한 인물로 취급하여 완전히 의존하는 데 기여한다. 대상을 자신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완전히 나쁜 이미지에 대항하는 강력한 동반자로 본다. 외부 대상은 자신의 공격으로 오염될 수 없고 파괴될 수 없다. 완전히 좋은 대상이 오염되지 않도록 보호해준다. 이상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표면적으로는 이상적인 대상에게 매달리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차가운 적대적인 환경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계속적인 자기 속임수와 자신에 대해 대상을 속임으로써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느낀다. 만약 대상이 자신에 대해 느끼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면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상화의 심층에는 그 대상에 대한 집착적인 두려움과 원시적인 공격 감정이 숨어있다. 대상을 이상화 시켜 대상이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서 자신이 바라는 대로 행동해주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그 기대가 빗나갈 때 곧잘 분노를 표현하여 대상을 평가절하 하게 된다. 이것은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 아니라 마술의 거울처럼 현실을 왜곡시킨다. 그러므로 환자가 이상화 방어를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현실적인 전이 왜곡을 하는 것을 대면 시켜서 환자가 알도록 도와주어야 한다(Kernberg, 1989).

사례 22. 30대 후반인 부인 H씨는 남편과의 갈등 때문에 치료를 요청했다. H씨는 2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를 상실했고 이후 아버지의 재혼으로 계모가 들어왔다. 계모는 H씨를 미워했다. H씨는 계모가 장점이 하나도 없는 완전히 나쁜 사람으로 평가절하 했다. 대신에 생모는 미인에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완전히 좋은 엄마로 이상화 시켰다. 어른이 되면 꼭 엄마를 찾겠다고 결심을 했다. 결혼 후에 외갓집을 통해서 엄마가 다른 사람과 재혼해서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연락해서 생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첫 대면에서 실망한 나머지 하고 싶은 말로 하지도 못한 채 관계가 단절되고 말았다. 비현실적인 이상화가 실망으로 바뀌어 H씨와 엄마 사이의 매듭을 정리함으로써 마음의 응어리를 풀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엄마를 이상화 시키고 계모를 평가절하함으로써 두 사람 관계에서 오는 갈등을 차단 시킬 수는 있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이후의 성장에 걸림돌이 된 것이다. 아울러 지나친 이상화가 남편에게 흘러가서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요구하여 부부 갈등을 낳았다.

 

평가절하(devaluation)

 평가절하는 전지전능함, 즉 이상화의 일부분이다. 평가절하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환자가 조증(燥症) 환자이다. 평가절하의 원인을 살펴 보자. 평가절하를 하는 사람은 외부 대상이 더 이상 즐거움과 보호를 제공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관계를 끝내려고 한다. 처음부터 진실로 이상화된 대상을 사랑할 능력이 없었다. 즉 이상화된 대상에 진실로 관계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심층에서는 이상적 대상을 무모하게 다루거나 소유하고 있다. 대상을 환자 자신의 자아의 확대로 본다. 이상적 대상을 통제하려는 욕구, 그 대상을 조작하여 이용하려는 욕구, 환경을 착취하려는 욕구, 강력한 적을 파괴하려는 욕구, 환자 자신에게만 완벽하게 헌신하려는 완벽한 대상을 소유라고 있음을 자랑하려는 의도가 연결되어 있다.

 대상을 평가절하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원인은 대상을 파괴함으로써 복수하는 것이다. 그 대상이 환자 자신의 욕구를 좌절 시켰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이 대상을 두려워하고 미워하는 박해자가 되지 않으려고 대상을 평가절하는 것이다. 대상이 나보다 못하면 미워하거나 질투하거나 파괴할 이유가 없다. 방어의 동기는 다른 사람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평가절하와 이상화의 두 개의 방어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다른 사람과 관계하지 못하게 보호해주고 다른 사람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준다. 자아 이상화는 항상 전지전능한 마술적인 상상을 낳는다. 환자는 그가 가질 모든 즐거움을 받게 될 것이라는 확신, 좌절, 질병, 죽음 혹은 세월의 흐름에서 보호될 것이라는 확신 속에서 산다. 이러한 상상의 유추는 다른 사람을 평가절하한다. 그들보다 환자가 우세하다는 확신이 마술적 전지전능함을 대상에게 투사한다. 즉 환자의 마술적 감정이 전지전능한 대상에게 복종이나 마술적 통합으로 나타난다. 즉 이 방어 작용은 이상화로 나타난다. 환자의 심층에는 열등 의식, 자아 비판, 불안정함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표면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과장된 자아, 전지전능함을 찾는다(Kernberg, 1989).

 신체적 매력 상실, 사회적 능력 제한, 직장에서의 제한, 전문직에서 능력 발휘 제한에 직면한 환자들은 더 이상 그들에게 새로운 만족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한다. 그래서 더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질투하여 다른 사람을 평가절하함으로써 자신을 방어한다. 이러한 평가절하는 때대로 염세주의적 관점, 사람을 싫어하고 피하는 관점으로 합리화 된다. 또 환자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려는 전문가의 노력이나 도움도 냉소주의, 비참함 등으로 평가절하 하여 자신에게 유리하게 합리화 한다.

사례 23. 30대 초반의 부인 Y씨는 평가절하와 부인의 방어를 사용한다. 그녀는 두 번째의 결혼에서도 남편과 불화로 이혼을 결심하고 있다. Y씨 자신의 대인관계 갈등이 문제의 핵심임을 모르고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자신의 비참하게 한다고 자신의 문제를 투사 시키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첫 번째 결혼에서 시어머니와 시집 식구들과의 갈등, 남편의 무관심 때문에 이혼을 했다. 두 번째 결혼에서도 첫 번째 결혼과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다. 지금 임신 6개월의 몸으로 출산을 거부하고 빨리 결혼에서 탈출하고 싶어한다. 친구들의 좋은 결혼을 보고 참을 수 없어서 그들을 이례적으로 비참한 결혼으로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이것은 질투에 대한 방어로써 그녀 자신의 공허함을 행복한 친구들에게 투사시킴을 의미한다. 그녀는 결혼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남편과의 대화 단절, 남편의 무관심을 비난하면서 빨리 이혼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치환(displacement), 방향이 바뀜

고통스런 감정이 방향을 바꾸어 그와 무관한 위험하지 않은 가장 안전한 대상 즉 사람, 장소, 물건 등으로 향한다. 회피하고 싶은 생각, 느낌 등을 다른 대상에게 전가 시키는 것을 말한다. 건강 염려증 환자들은 자신의 신체의 어떤 부위에다 걱정을 집중화 시킨다.

 

대체(substitution)

 참을 수 없는 마음의 고통, 괴로움을 안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다른 사람이나 물건, 생각, 행동, 태도 등으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노총각, 노처녀가 배우자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고 하면 무능력, 무력감으로 고통스럽다. 그러므로 애완 동물, 학술 활동, 사회 활동을 하느라고 너무 바빠서 결혼을 못했다고 말한다. 배우자 대신 애완 동물에다 사랑을 쏟는 것도 대체 방어의 한 예이다.

 

충동적, 즉흥적 행동 표현(acting out)

 결과에 대한 고려 없이 즉흥적으로 나오는 행동을 말한다. 갑작스러운 행동은 두려움, 긴장된 결과를 고려할 시간을 감소 시킨다. 가정에서 분노한 청소년들이 부모에게 직접 적대감을 표현하기 보다는 범죄적 행동에 관계하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퇴행(regression)

 발달이나 행동 조정이 초기의 미성숙한 단계로 되돌아감으로써 에고(ego)가 고통이나 불안, 긴장,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단기적 퇴행은 병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적응을 잘 보인 후에 다시 옛날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다. 오줌싸개 똥싸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