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필자 앞에 차 한 대가 멈춰선다. 누군지 확인할 겨를도 없이 필자는 차 앞문을 열고 탄다.

  -이 꿈을 꾸기 며칠 전 필자는 집에서 영화를 보았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흥미롭게 진행되는 007영화였다. 항상 그렇듯 제임스 본드는 다른 추격자들의 틈에서 멋진 아가씨를 구해낸다. 예전부터 007영화를 좋아하던 필자는 외국배우들 중에 제임스 본드를 가장 좋아한다. 어디서나 지지 않고 영리하며 모든 난관을 헤쳐내는 제임스 본드.. 007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필자가 그 여자 배우가 되어 뛰어들고픈 생각이 간절한 때가 많다. 필자가 본 이번 영화도 그런 것이었다. 적들 사이에 갇힌 여자배우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 부럽다며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감동이 떠날 줄을 몰랐었다. 그래서 영화에서나 나올 수 있는 그 부러워하던 장면이 꿈속에서 재현된 것이다.

[꿈은 최근의 자극이 무의식 속에 있는 유사한 자극과 연결되어 무의식 속에 잠재된 이루어지지 않은 소망, 마음의 상처, 갈등 등이 의식 속에 영화장면처럼 나타나는 것이다(김종만, 1999)]

3. 고등학교 같은 써클의 S선배가 위기에 빠진 필자를 도와주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같은 써클이었던 S선배는 고등학교 시절 필자에게 있어 없어서는 안돼는 존재였다. 항상 필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고 챙겨줬으며 필요할 때 어떻게 아는지 나타나서 도와주는 슈퍼맨 같은 선배였다. 선배가 졸업을 하고도 가끔 학교 근처에 와서 공부 열심히 하라고 맛있는 것도 사주며 챙겨줬으며 항상 변치않을 것 같은 선배였다. 그런데 그 선배가 필자가 대학교 들어오던 해에 입대를 하게 되어 필자와 더 이상 자주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동창이나 친한 친구를 만날 때면 선배가 그리워졌고 그것이 꿈에서 필자를 도와주는 역할로 선배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4. 놀란 필자에게 선배는 물병과 손수건을 건네주면서 천천히 설명해준다며 한숨 돌리라고 말한다.

  -놀란 필자를 진정시키기 위해 선배는 물병과 손수건을 건넨다. 여기서 “물”은 필자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이는 필자가 태어나기 전 필자의 어머니 뱃속에서 평화롭게 자고 있었던 것을 말한다. 필자는 꿈의 세계를 통해 현재의 무섭고 떨림을 과거 필자의 평화롭고 조용했던 무의식을 통해 잊어보려고 애쓰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꿈3 ∞

(2003년 9월 27일 ~ 2003년 9월 28일)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어두운 창고 안이다. 눈을 떠 정신을 차려보니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 나홀로 있다. 손과 발이 꽁꽁 묶인 채... 참을 수 없는 공포감이 밀려온다. 창문 너머 보이는 달빛.... 깊은 밤중인가 보다. 분명 난 롯데 백화점 앞에서 J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된 건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갑자기 그때 삐꺽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얼굴에 화상자국이 심한 한 남자가 들어온다. 보기에도 흉칙한 얼굴을 가진 그가 나에게로 다가오고 있다. 이상한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다가온다. 정신이 희미해진다. 무언가 내 머릿속을 스쳐간다. 그간의 기억들이 하나 둘 씩 떠오른다.

♂ 분 석

  꿈 2의 분석에서 언급했었던 바보 같은 아저씨는 이상한 꿈이나 악몽을 꿀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서 필자를 괴롭힌다. 이 꿈 역시 필자에게는 꿈속에서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기분 나쁜 꿈이었다. 필자는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하루 반나절을 놀러 다니고는 했다. 예전이야 하는 놀이가 고작 술래잡기나, 얼음땡,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숨박꼭질이었지만 어린 필자에게는 그 놀이들이 너무나도 즐겁게 느껴졌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그 시간이 놀 것 없는 필자에게는 최고였던 것이다.

  게다가 필자가 살던 아파트는 창고로 쓰이는 지하실이 있어서 숨바꼭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사소하지만 시기적으로 일치하는 하나의 체험을 통해서 꿈 내용속에 표현되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최근의 중요한 체험이 꿈의 원천이 된다.(프로이드,1900)]

1.필자는 어두운 창고 안에 홀로 갇혀 있다.

  -필자가 어린 시절 숨박꼭질을 하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숨을 곳을 찾아 헤매던 필자는 창고로 이용하는 지하철을 발견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지하실에 숨어든다. 얼마가 지났을까 ‘이제 나가도 되겠지’ 하고 일어서려는데 지하철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너무 놀란 필자는 지하실 문을 열려고 밀고 당기고 두들겨 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몇 시간을 그렇게 갇혀 있었던 필자에게 지하실과 창고는 무서움의 대상이다.

2. 필자는 손과 발이 꽁꽁 묶여 있었다.

  -필자가 어린 시절 삼촌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었다. 지금도 약간 엄하신 삼촌은 필자의 언니와 필자가 뛰어다니며 떠드는 것을 싫어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와 다름없이 필자와 필자의 언니는 장난을 치며 시끄럽게 떠들었고 보다 못한 삼촌은 장난 반 진심 반으로 필자와 필자의 언니를 허리띠로 묶어 가두어 놓으셨다. 그 때는 삼촌이 너무 미웠지만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했었다. 이제 필자도 나이를 먹어 성인이 되었고 삼촌을 만나면 그 때 왜 그랬었냐며 한번씩 꿈에서도 나와서 필자를 괴롭힌다며 따지기도 한다. 지금도 한번씩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웃고는 한다.

3. 창문너머로 달빛이 보인다.

  - 지하실에서 갇혀 있던 필자는 필자를 찾으러 나온 아빠에 의해 몇 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된다. 나간지 꽤 된 필자가 돌아오지 않자 찾아다니시다가 필자를 발견하신 것이다. 그 당시 필자의 얼굴이 동그랗게 생겨 보름달이라고 많이 놀림을 당했었다. 창고에 갇힌 충격으로 너무 놀라 울먹거리는 필자에게 아빠는 “저 달이 우리 아희 얼굴같네~~진짜 크다, 그지?”

하시며 필자를 달래주려 애쓰셨다. 그제서야 필자는 방긋 웃었고 그 이후로 무서운 일이 있을때면 밤하늘에 뜬 달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

∞꿈4 ∞

(2003년 10월 15일 ~ 2003년 10월 16일)

 필자는 대중 목욕탕에 갔다. 목욕탕에 들어가 탈의실에서 옷을 다 벗고 옷정리를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옆에서 필자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필자의 중학교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인 JH였다. 그 친구는 이미 옷을 다 벗고 있었으나 긴 수건을 세로로 세워 자신의 몸을 가리고 목욕실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아주 반갑게 인사를 하고 나머지 옷을 정리하고 있었다. 또다시 필자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필자의 남자친구였다. 필자는 너무 놀란 나머지 엉겁결에 인사를 하고 필자의 남자친구가 목욕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필자는 옷 정리를 다하고 소변이 급해 잠시 화장실을 들렸다. 화장실에서 나와 목욕실로 들어가기 위해 문을 여는 순간 필자의 남자친구와 JH가 온수 탕 안에서 끌어안고 있는 것이 보였다. 순간 필자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심하게 화를 내며 그들에게 다가가서 당장 떨어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필자의 남자친구는 필자에게 미안하다며 이제 그만 헤어지자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며 필자의 남자친구의 발목을 잡고 매달렸다. 그러나 필자의 남자친구는 필자를 뿌리치고 JH를 데리고 목욕탕을 나가 버렸다.

♂ 분 석

 현실세계에서 필자의 남자친구는 필자를 아주 좋아해준다. 아니 사랑해 준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필자는 그것을 항상 느낄 수 있다. 그에 반해 필자는 필자의 남자친구를 좋아하고 있으면서도 표현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필자의 남자친구는 자신을 좋아하긴 하냐고 묻기도 한다. 이것은 필자의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다. 필자는 필자의 남자친구에게 잘해주거나 필자의 남자친구가 자신이 필자를 좋아하는 것보다, 필자가 자신을 더 좋아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에 대해 자존심이 상한다. 필자도 그에 대한 이유를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또한 필자는 필자의 남자친구와 사소한 실수에도 곧잘 헤어지자고 말한다.

1. 필자는 목욕탕에서 중학교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인 JH를 만난다.

  -중학교 시절 JH는 필자에게 있어 가장 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다. 우리는 서로 학업 실력도 비슷했고 키도 비슷했다. 그러나 JH는 필자보다 살이 조금 더 쪘었고 얼굴도 필자보다 그리 예쁘지 않았다. 필자와 JH는 목욕탕에서 만났을 당시 둘 다 옷을 벗고 있었다. 필자가 옷을 정리하고 있는 동안 JH는 먼저 필자인지를 확인하고 필자를 불렀을 것이다. 이때 JH는 자신의 벗은 몸이 필자의 벗은 몸보다 자신이 없었기에 수건으로 몸을 가렸을 것이다. 꿈속에서도 필자는 JH의 모습을 보며 은근한 승리감을 맛볼 수 있었다.

2. 필자를 또다시 부른 사람은 다름이 아닌 필자의 남자친구였고 필자의 남자친구도 옷을 다 벗고 있었다.

  - 뒤를 돌아 필자의 남자친구임을 확인했을 때 필자는 너무 당황스러웠고 얼떨결에 인사를 하게 되었다. 이 때 필자의 남자친구도 발가벗고 있었지만 성기는 보이지 않았다. 이는 평소 필자의 욕망에 대한 필자 자신의 제재라고 해석 할 수 있다. 필자는 한번도 보지 못한 남성의 성기에 대해 현실세계에서도 궁금해 한 적이 있었다. 모양과 크기에 대해 상상을 해 보았으나 이럴 때마다 느끼는 필자 자신의 수치심과 민망함 때문에 필자는 성적 욕구를 억누르고 있었다. 꿈의 세계에서 남자친구의 발가벗은 몸은 보이지만 성기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현실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필자가 꿈의 세계에서까지 자신의 욕망을 억눌렀다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